발달장애인 633㎞ 국토 종주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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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달장애인 633㎞ 국토 종주 성공

창녕장복 0 2349

인천서 부산까지 자전거 대장정…장애인 문제 사회적 관심 촉구

 

지난 24일 자전거 대장정을 떠난 피플퍼스트 경남 소속 발달장애 청년들이 무사히 집으로 돌아왔다.

황동현(32) 씨와 류청우(23) 씨, 그리고 이들을 보조한 느티나무경남장애인부모회 김정일 사무국장은 30일 본보와 인터뷰에서 "죽을 만큼 힘들었다"며 종주 소회를 털어놨다. 햇빛에 잔뜩 그을린 얼굴이 힘든 여행길을 실감케 했다. 예상보다 하루 더 걸린 29일 오후 5시께 부산 낙동강 하굿둑에 도착한 이들은 고된 일정을 소화한 후 늘어지게 잠을 청했다고 한다.

이번 국토 종주는 발달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유도하고 인식을 개선하고자 마련됐다. 종주를 떠나기 전 청우 씨는 이번 도전이 다른 발달장애인에게 희망을 주길 바란다는 소망을 내비쳤다. 동현 씨도 "발달장애인도 뭐든 할 수 있다는 걸 알리고 싶다"며 경남 당사자 운동을 강조했다.

목적을 달성했다는 자부심에 두 사람의 눈은 크게 빛났다. 동현 씨는 "많은 사람이 응원해준 덕분에 무사히 잘 다녀온 것 같다"며 응원해준 다른 발달장애인과 지인들에게 고마움을 표현했다. 특히 함께한 청우 씨에게 고맙다고 했다. 청우 씨는 "국장님이 없었다면 완주할 수 없었을 것"이라며 김 사무국장에게 고마움을 표현했다.

 

29일 자전거 종주를 무사히 마친 황동현(왼쪽) 씨와 류청우 씨가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김정일 씨

 

 

이들과 함께한 김 사무국장의 소회도 남달랐다. 그는 "종주를 떠난 사람은 세 명이지만, 많은 분의 응원이 있었기에 힘이 됐다"고 말했다. 합천창녕보 가는 길에 타이어가 망가져 쩔쩔맬 때 창녕부모회원 도움이 컸다고 했다. 그는 "창녕부모회원이 트럭을 몰고 와 우리를 도와준 덕분에 수리를 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김 사무국장은 "이번 종주가 다른 발달장애인들에게 용기를 줄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무사히 종주를 마친 것에 대한 안도와는 달리 무척 힘들었다며 토로하기도 했다. "열이 펄펄 끓는데 사무국장님이 포기하면 안 된다고 부담감을 줬다"며 아파서 죽는 줄 알았다는 청우 씨가 볼멘소리를 냈다. "종주 셋째 날 맞닥뜨린 충북 괴산군 이화령고개가 가장 힘들었다"며 동현 씨와 청우 씨가 입을 모았다. 오죽 힘들었으면 "사무국장님 두고 둘만 차 타고 집으로 돌아오고 싶었다"고 한이 맺힌 듯(?) 말했다.

수십 번 포기할까 망설였던 동현 씨와 청우 씨. 다시 자전거 여행을 떠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청우 씨가 잠시 머뭇거리더니 "다음번엔 국장님 빼놓고 가겠다"며 농담 섞인 말을 던졌다. 김 사무국장도 이에 질세라 "제발 나 놔두고 가라"며 곧장 반응했다. 말이 끝나기 무섭게 세 사람 모두 웃음을 터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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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환석 기자 che@ido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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