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향기]장애인이라 차별? 조선시대엔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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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향기]장애인이라 차별? 조선시대엔 달랐다

창녕장복 0 1011
“한번만 부모라 생각하시고 마음을 열어주세요.”
 
지난해 서울 강서구 특수학교(서진학교) 설립 관련 주민토론회에서 장애인 자녀를 둔 학부모가 무릎을 꿇고 호소한 말이다. 최근 우여곡절 끝에 특수학교 설립에 대한 합의를 이뤄냈지만 우리 사회에서 장애인에 대한 차별과 거부감은 여전하다.  


하지만 조선시대만 하더라도 장애인은 몸이 조금 불편할 사람일 뿐 배제의 대상이 아니었다. 척추장애를 가지고도 좌·우의정을 역임한 허조(1369∼1439)나 청각장애 탓에 필담으로 대화해야 했지만 형조판서 등을 지낸 이덕수(1673∼1744)처럼 고위관료로 활약한 장애인이 적지 않았다. 이처럼 최근 역사학계에선 그동안 주목받지 못한 사회적 소수자에 대한 연구가 새롭게 각광받고 있다. 

이 책은 창립 30주년을 맞이한 한국역사연구회에서 활동하는 역사학자 63명이 쓴 70편의 글을 모았다. 신진학자부터 중진학자까지 참여한 이 책을 통해 한국 역사학계의 연구 성과와 나아갈 방향을 가늠해 볼 수 있다. 

 

여타 역사책과 달리 현대사부터 시작해 근대-조선-고려-고대사로 이어지는 순서 역시 흥미롭다. 시간의 변화뿐 아니라 공간과 인간 등 새로운 역사해석의 관점이 필요하다는 점을 역설한다. 역사심리학의 관점에서 안창호와 이광수의 활동을 비교분석하고, 공문서가 아닌 한시(漢詩) 등 문학 자료를 통해 과거를 재구성하는 등 한국사의 최신 연구 현장을 엿볼 수 있는 흥미로운 책이다. 
 
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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